호가단위 축소·알고리즘 매매 수용 등 시장 개선해외 직접투자·인컴형·리츠 활성화 방안 마련ESG정보공개·영문공시 등 투자자 접근성 제고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해외 직접투자와 인컴형·리츠(REITS) 상품 등에 대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ESG(지배구조·환경·사회) 정보공개 폭을 넓히는 등 투자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유가증권시장 2020년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사진)은 “2020년 사업계획 달성을 통해 선진 증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다양한 유망기업과 상품을 공급해 시장이용자 중심의 증시 투자환경을 조성해 시장 역동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유가증권시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메인보드”라며 “자본시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3대 추진 방향을 설정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제도·인프라 혁신···시장 활력 제고할 것”
우선 거래소는 올해 시장조성을 확대하고 호가단위를 축소해 투자자의 주식거래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우선 거래소와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한 12개 시장조성자(증권사)가 지난해보다 확대된 666종목에 대해 상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호가단위(Tick size)를 선진국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증시는 호가단위비율이 0.1~0.5%로 미국(0.09%), 일본(0.01~0.05%), 영국(0.02~0.1%), 독일(0.01~0.05%) 등 선진국 증시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기업 상장 측면에서는 4차산업 등 차세대 기업들에 대해 상장진입요건을 개선한다. 초기에 대량 자본투입이 필요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5G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산업의 상장을 적극 유치한다.
아울러 알고리즘 매매를 수용하고 국내 시장에 적합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알고리즘매매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주문파라미터를 결정하는 거래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매매 방식이다. 유동성 공급과 거래비용 절감, 가격발견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거래소는 알고리즘매매의 개념을 정리하고 알고리즘매매자에게 사전등록 및 시스템 관리 의무를 부과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 또 시스템 오류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량착오 등에 대비해 거래소 차원의 위험관리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신상품 발굴·공시 정보공개 확대···투자자 보호 강화”
해외 직접투자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상품 공급도 늘리기로 했다. 해외 합성 ETF(상장지수펀드), 해외 주식형 ETN(상장지수증권), 해외주가지수 및 원유·천연가스·금 등 원자재와 관련한 ETN의 상장을 추진한다.
정기적 수익 창출을 위해 실물자산 상품과 인컴형 상품 공급도 확대한다. 기존 인컴형 ETP(상장지수상품)를 지속 확충하고 신규 기초자산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늘린다. 또 정부의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방안 정책’에 부응해 거래소 차원에서 부동산펀드와 리츠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책임투자(SRI) 채권과 관련한 정보는 물론 ESG정보 공개를 활성화해 사회책임 투자정보를 더 많이 공개한다. 거래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해 외부 전문가 자문,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 개정, 정보공개 우수기업 선정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는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퇴출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주식시장에선 형식기준 중심의 퇴출 대신 실질심사로 전환해 기업의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한계기업은 조기 퇴출을 유도한다. 채권시장에도 채권상장폐지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임 본부장은 “여러 불확실한 대내외 시장 환경에 임기응변식, 단기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시장 역동성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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