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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회사된 ‘배달의민족’···韓상장 꺼리는 유니콘

남아공 회사된 ‘배달의민족’···韓상장 꺼리는 유니콘

등록 2020.02.10 11:06

강길홍

  기자

배민, 국내 IPO 대신 해외매각으로 엑시트배민 인수 DH 최대주주는 남아공 내스퍼스‘아프리카의 소프트뱅크’로 불리는 투자회사쿠팡 등 유니콘들도 국내 대신 해외 눈돌려

남아공 회사된 ‘배달의민족’···韓상장 꺼리는 유니콘 기사의 사진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엑시트(자금회수)를 위해 국내 상장 대신 사실상 아프리카 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길을 택했다. 배민 이외의 국내 주요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들도 국내 상장(IPO) 대신 해외에서 엑시트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민을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에 사들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DH는 국내 배달앱 2,3위인 요기요·배달통을 비롯해 리퍼헬트(독일), 헝그리하우스(영국), 푸도라(남미) 등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배달앱 서비스 업체다.

DH의 최대주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문사로 출발해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한 내스퍼스(22.2%)다. 결국 배민이 남아공 회사의 계열사가 된 셈이다.

내스퍼스는 중국 인터넷업체 텐센트 지분 31%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렛고’, 러시아 최대 포털 ‘메일닷루’ 등의 기업에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의 소프트뱅크’로 불리기도 한다. 시가총액도 국내 2위인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민은 ‘배달의민족’이라는 회사 이름을 내세워 국내 1위 배달앱으로 성장했다. 배민이 DH에 매각된 이후 ‘게르만 민족’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그동안 배민이 진행했던 각종 애국 마케팅에 대한 배신감에서 비롯됐다. 배민이 이같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회사를 매각한 것은 국내 시장에서 엑시트를 시도할 경우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배민뿐만이 아니다. 유니콘을 뛰어넘은 국내 주요 스타트업들도 국내 대신 해외 엑시트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국내 2위 숙박앱 ‘여기어때’는 지난해 9월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CVC캐피탈에 팔렸다. CVC는 위드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지분 52%와 2대 주주인 국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18%)를 비롯해 벤처캐피탈 등이 보유한 지분 총 85%를 확보했다. 여기어때는 한때 국내 상장도 검토했지만 결국 해외 사모펀드에 회사 매각을 결정했다.

국내 1위 숙박앱 야놀자 역시 국내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해외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놀자는 지난 2018년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준비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자금조달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IPO에 나설 경우 기업 가치가 깎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쿠팡 역시 수년째 미국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도 외신을 통해 쿠팡이 내년에 나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1조4500억원으로 평가되는데,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요 유니콘들이 해외에서 엑시트의 길을 찾으면서 국내 투자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한 기업들도 자체 계획에 따라 IPO를 크게 서두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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