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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나스닥行 러시···거래소 ‘발등의 불’

韓기업 나스닥行 러시···거래소 ‘발등의 불’

등록 2021.04.13 15:16

고병훈

  기자

마켓컬리·두나무·카카오엔터 등 잇달아 노크손병두 “해외상장 아쉬워···국내 매력 높일것”시가총액 단독 요건 신설 등 상장 문턱 낮춰

韓기업 나스닥行 러시···거래소 ‘발등의 불’ 기사의 사진

쿠팡의 성공적인 뉴욕증시(NYSE) 상장 이후 미국 문을 두드리는 국내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2의 쿠팡’을 꿈꾸는 마켓컬리와 야놀자,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여기에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최근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각자대표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쿠팡이 뉴욕에 상장되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가 예전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면서 한국과 미국 등 다양한 시장을 살펴보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쿠팡이 불러온 ‘나비효과’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100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공룡기업으로 거듭났다. 국내에서 시총은 100조원 이상의 기업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뿐이다. 만약 적자 기업인 쿠팡이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면 이 같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들의 미국행(行)을 러시가 이어지자 한국거래소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그간 유니콘 기업의 국내 증시 유인을 위해 까다로운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등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공을 들였지만, 유망 기업들의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콘 기업의 상장은 한 국가의 자본시장 수준 및 규모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이자 세수를 결정 짓는 요인”이라며 “쿠팡 같은 유니콘 기업의 해외 상장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 시가총액 단독요건 신설,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 특례 평가 절차 간소화 등을 거론하며 유니콘 기업의 상장 활성화를 위해 매력 있는 증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쿠팡 등 기업들이 해외 상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에 대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며 “유니콘 기업이 우리 증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와 심사 프로세스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을 개정해 코스피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는 다른 재무 요건 없이 시가총액이 1조원만 넘으면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다. 또 기존 적자 기업의 상장 요건이었던 시가총액 ‘6000억원·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 요건도 ‘시총 5000억원·자기자본 1500억원 이상’으로 낮췄다.

이같은 조치는 미래 성장기업들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테슬라 요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특례’ 등 이미 여러 특례상장 요건을 갖추고 있는 코스닥의 경우 새로운 대안이 마땅치 않다.

지난 2017년 처음 도입된 ‘테슬라 요건’은 쿠팡처럼 적자기업이어도 미래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제도다. 요건은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의 경우 연간 매출이 50억원 이상이다. 연간 매출이 30억원을 넘고 직전 2년간 매출 증가율이 평균 20% 이상이어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까지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한 기업 수는 7개에 불과해 제도가 활성화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마저도 바이오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이커머스 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은 도전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또 만약 여기서 추가로 상장 문턱을 낮출 경우 시장 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외면하기 어렵다.

송영훈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국내 상장 활성화를 위해 마켓컬리 등과도 접촉해 국내 상장의 장점도 설득했지만, 선택은 기업의 몫”이라면서 “미국 시장과 비교해 상장제도의 문제를 면밀히 따져보면서 단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원스토어 등 사상 최대 규모인 15∼16개 기업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며, 국내 증시에도 상장할 혁신 기업들이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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