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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개별 주가, 자사주 사들여도 왜 신통찮을까?

[여의도TALK]증권사 개별 주가, 자사주 사들여도 왜 신통찮을까?

등록 2021.10.01 15:56

허지은

  기자

미래에셋·메리츠證, 자사주 매입 중에도 주가 향방 엇갈려자사주 매입 후 소각 계획 따라야···매입 주체도 변수

증권사 개별 주가, 자사주 사들여도 왜 신통찮을까? 기사의 사진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 주가가 내리막을 걷자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데요. 그런데 자사주를 매입한 개별 증권사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보통주 20만주와 2우선주(미래에셋증권2우B) 10만주를 취득 완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메리츠증권과 신영증권 역시 각각 보통주 10만주, 우선주 3000주를 취득했습니다. 지난 4월엔 KTB투자증권도 총 179억원 어치 우선주를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6일 약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는 12월 16일까지 보통주 1000만주와 2우선주 300만주를 장내매수 방법으로 직접 사들이기로 결정했는데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에도 1000억원 규모 자사주 1050만주를 매입해 823억원 어치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했고, 작년에도 5000만주를 취득해 1300만주를 소각시키기도 했습니다.

메리츠증권도 내년 3월과 6월까지 총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NH투자증권, 삼성증권과 맺은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 중입니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여 유통 주식 수를 줄이면 주당 순이익이 높아져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 차원에서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향후 주가 반등을 자신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수도 있죠.

이때 눈여겨 볼 점은 자사주 매입의 ‘주체’입니다.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직접 회사 주식을 매수하는 ‘직접 취득’과 증권사와 맺은 계약을 통한 ‘신탁 취득’으로 나뉩니다. 이중 신탁 취득은 취득기한에 제한이 없고, 취득한 자사주를 계약기간 내에 되팔 수도 있어 자사주 매입은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신탁계약을 통한 간접취득은 실질적인 자사주 취득 여부나 취득기간이 불확실하다. 기업의 직접매수에 비해 주주환원 효과가 약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사주 매입 공시에서 매입 주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직접 취득과 달리 신탁 취득은 자사주 매입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죠.

현재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인 2개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은 직접 취득, 메리츠증권은 신탁 취득의 형식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라면 메리츠증권은 신탁 취득을 진행 중이니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가 불확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연초 대비 주가 수익률을 보면 메리츠증권은 36.38%을 기록 중이지만 미래에셋증권은 –10.11%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수익률 역시 미래에셋증권은 –12.05%, 메리츠증권은 9.31%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인데요.

메리츠증권은 신탁계약으로 간접 취득에 나서고 있지만 그에 따른 소각 계획을 명확히 밝히면서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측은 “본 신탁계약으로 취득하는 주식은 취득 완료 후 전량 이익소각할 예정”이라며 “소각 등 진행 시 별도 이사회를 통해 해당 세부 내용에 대해 결의하고 공시할 예정”이라며 자사주 신탁 취득 및 소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자사주 취득 공시 상 소각 계획이 안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자 판단이 엇갈린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자사주 매입 종료 시점이 3개월 가량 남았다는 점에서 유통 주식 수 감소 효과가 다소 늦게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 연구원은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다가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 시장에 처분하면 유통 주식 수는 다시 증가해 자사주 취득은 일시적 효과를 유발하는 데 그친다”며 “자사주 취득 후 소각해 발행주식 수가 영구적으로 감소해야 주주는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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