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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카드' 없다···삼성전자의 이유있는 뚝심

NW리포트

'감산 카드' 없다···삼성전자의 이유있는 뚝심

등록 2022.10.13 07:00

김정훈

,  

윤서영

  기자

마이크론·키옥시아 감산 발표에도 삼성은 반대 행보메모리 수요 줄고 가격 하락 '혹한기' 진입···재고 증가 우려삼성 "반도체 감산 안한 기조 유지"···시장선 '원칙론적 태도'업계 "메모리 증산 않겠다는 뜻, 위기를 돌파하는 전략" 평가

'감산 카드' 없다···삼성전자의 이유있는 뚝심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한파 우려에도 감산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요는 줄고 가격 하락을 동반한 재고 증가에 반도체 시장은 혹한기에 진입했다는 부정적 시선이 고개를 든 시점에서 반대 행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등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들은 생산 감축 및 투자 수준 검토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도 공식 발표만 없었을 뿐,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 미디어 브리핑에서 "반도체 감산 논의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반도체 업계에선 증산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해석했으나, 일각에선 원론적 태도에 그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삼성전자 "메모리 감산 없다" 왜? = 세계반도체시장통계국(WSTS)이 지난 8월 발표한 반도체 시장 전망치를 보면 올해는 지난해 26.2%의 강한 성장세에서 다소 둔화된 13.9%, 내년에는 4.6% 성장 국면이 각각 예상됐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성장 전망치에 맞춰 설비투자를 집행한다. 설비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향후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시장 상황이 말해주듯 2023년까지도 메모리 수요는 둔화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공급 증가율은 5% 안팎으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낼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재고 증가 및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업체들의 설비투자액과 공장가동률 축소 움직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3위 기업인 마이크론은 9월 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분기 실적 전망 발표와 함께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30% 축소하고 공장가동률은 5% 줄이기로 결정했다. 낸드 점유율 2위인 일본 키옥시아는 최근 메모리 생산을 30% 축소키로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달랐다. 현재까지 감산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발언은 반도체 불황에도 업계 1위인 메모리 초격차 기술력으로 대응하며 꾸준히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 반도체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서 메모리 반도체 감산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이번에도 기존대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위주로 제품 믹스 비중을 많이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삼성이) 감산 계획이 없다고 한 것은 지금 당장 감산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요즘 반도체는 만드는 데 3개월 이상 걸리고, 6개월 뒤 주문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감산이라는 표현보다는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 메모리 증산 속도 조절 = 업계에선 반도체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 투자가 이어지면서 현재 생산량은 정상적 수요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수급 불균형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메모리 제조사들의 투자 축소와 감산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다만 삼성전자는 마이크론과 키옥시아가 감산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이런 원칙론적 태도는 시장과 수많은 주주들의 기대와는 상당한 동떨어져 있는 시장친화적이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감산은 매우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다. 이달 말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메모리 생산량 계획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7월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가 내년도 자본지출을 25%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 장비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가 국내 주요 업체들에 내년 설비투자 축소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올해 말 예상되는 재고를 포함해 내년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량과 이에 필요한 투자 수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해외 기업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마저도 설비투자를 탄력적으로, 보수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내년에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이 늘어날 여지가 적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5~2016년 반도체 불황일 때도 다른 업체들이 감산한다고 발표했지만 감산 계획이 없다고 했었다"며 "이번에도 위기를 회피하기보단 돌파하는 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을 줄여서 생산량을 줄인다는 건 사실상 어렵고, 반도체 제조사에서 감산이라는 건 애초 예정된 증산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며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부분을 삼성전자도 어느 정도 줄이긴 할 것이다. 수요 시장이 한정돼 있고 증산하면 시장 재고가 늘어나고 단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증산을 더 많이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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