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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이경섭, 농협은행 ‘빅배스’ 재원 마련 고심

김용환·이경섭, 농협은행 ‘빅배스’ 재원 마련 고심

등록 2016.05.16 09:43

조계원

  기자

김용환 회장 부실 털어내고 가겠다 선언은행 충당금 확충에 당장 2조5천억 필요‘농협’ 사용료 농민배당 작년 5천억 불과코코본드 발행 및 중앙회 출자 가능성 업

농협은행의 빅배스를 선언하고 있는 김용환 회장 /사진=NH농협금융농협은행의 빅배스를 선언하고 있는 김용환 회장 /사진=NH농협금융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은행의 대규모 부실채권을 한번에 털어내겠다며 ‘빅배스(Big Bath)’ 방침을 밝힌 가운데, 향후 진행될 자금조달 문제를 놓고 농협금융은 물론 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으로 순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자체적인 순익으로는 부실채권을 털기에 턱 없이 부족한 데다 이마저 농민에 대한 배당과 중앙회에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배스는 목욕을 해서 때를 씻어낸다는 사전적 의미로 기업이 과거에 쌓인 부실 요인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는 회계기법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농민 배당과 중앙회 브랜드 사용료를 빅배스를 위한 충당금 적립에 사용하겠다는 복안을 밝혔으나, 이를 포함해도 시중은행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률을 높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빅배스를 위해서는 농협금융의 지분을 100%로 보유하고 있는 농협중앙회와의 협의가 있어야 하는 만큼, 농협중앙회 이사회가 이를 동의해 줄지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현재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은 아직 실제적인 빅배스 추진은 물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과 은행 관계자는 “아직 빅배스는 개념적인 상황이라며, 추진하기에는 많은 시간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 충당금 당장 2조5000억 필요 = 농협금융의 최대 주력사인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시중은행 평균 수준인 140%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당장 2조5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통계시스템/자료=금융감독원 전자통계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79.65%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지난해 1분기 99.58%로 시작해 3분기에는 108.21%로 상승했으나, 4분기에는 ‘STX조선’ 충격으로 79.65%까지 하락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평균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작년말 145.28%를 기록했다. 시중은행과 농협은행의 적립비율 격차가 65.65% 포인트까지 벌어진 것.

이와 관련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경섭 농협은행장과 비공개 만남을 갖고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급 적립을 확대할 것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말 충당금 적립율 79.65% 대비 충당금 적립액은 3조3460억원으로, 이를 시중은행 수준인 140%대 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2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경우 농협은행이 적립해야할 충당금은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대우조선의 여신분류가 '고정이하'로 하락할 경우 최대 7000억원 이상의 추가충당금 부담이 발생한다.

◇브랜드 사용료·농민 배당으로 부족 = 브랜드 사용료와 농민 배당금만을 가지고 농협은행의 충당금 적립비율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이 지난해 농협중앙회에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와 농민 배당금은 5000억원 수준인 반면 당장 충당금 적립률 제고에 필요한 자금은 2조5000억원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먼저 농협금융이 지난해 농협중앙회에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는 3444억원으로, 이 가운데 농협은행이 3052억원을 부담했다. 앞서 2014년도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3315억원을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한 바 있다.

한해 3300~3400억원 수준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 지난해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 지급한 배당금 1800억원을 고려해도 마련되는 자금은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이마저도 농협은행의 충당금 적립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 이를 전액 삭감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의 수익이 중앙회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브랜드 사용료 삭감 등은 이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안은 코코본드, 마지막은 출자 = 충당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농협은행이 코코 본드(CoCo bond)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유사시 투자 원금이 상각되거나 은행의 주식으로 전환되는 자본증권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지주가 주식을 100%로 보유하고 있는 단일 대주주 은행으로 상각형 코코본드만을 발행할 전망이다.

특히 코코본드 발행에는 중앙회의 동의가 필요 없는 만큼 농협금융이나 은행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코본드의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부채의 성격을 띄는 특성에 따라 필요한 충당금 전액을 코코본드 발행으로만 마련하지는 않을 것을 보고 있다.

브랜드 사용료나 농민 배당 축소와 함께 코코본드 발행을 통해 충당금 추가 적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이 확대될 경우 농금채 발행 등을 통해 중앙회 차원의 출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재원 마련에 다양한 방법이 있는 만큼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 발표돼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






조계원 기자 chokw@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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