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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절도범, 알고보니 10대 청소년···“드라마에서 증거 안 남는다고 해서”

알몸 절도범, 알고보니 10대 청소년···“드라마에서 증거 안 남는다고 해서”

등록 2016.07.04 09:30

김선민

  기자

전북 군산에서 나체에 검정 비닐봉지를 얼굴에 뒤집어 쓰고 미용실에 들어가 금품을 훔친 범인은 10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드라마에서 증거를 안 남기려고 알몸으로 범행하는 장면을 보고 따라 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전북 군산시 나운동 한 미용실에 알몸으로 들어가 현금 17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검거된 A(17) 군은 2일 경찰 조사에서 알몸으로 범행한 이유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군산경찰서는 3일 알몸에 검은 비닐봉지를 얼굴에 뒤집어쓰고 미용실에 들어가 돈을 훔친 혐의(절도)로 A군(17)을 불구속 입건했다.

A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9시 군산 나운동의 한 미용실에 화장실 창문을 통해 들어간 뒤 옷을 모두 벗고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와 위생장갑만 손에 낀 채 금고에서 현금 17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A 군은 반년여 전인 지난해 12월 16일 첫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알몸에 검은 비닐봉지를 쓰고,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손에는 위생 장갑까지 꼈다. 첫 범행 성공에 자신감이 붙은 A 군은 반년 만에 같은 범행 장소에 또다시 알몸으로 나타났다. 화장실 창문을 통해 미용실에 들어간 그는 화장실에서 옷을 모두 벗고 검은 비닐봉지와 장갑으로 변장을 마쳤다.

두 번째인 만큼 익숙하게 금고를 찾아 이번에는 17만원을 손에 쥐었고 화장실로 돌아온 A 군은 옷을 다시 입은 뒤 폐쇄회로(CC)TV가 없는 상가 뒤편 주차장으로 달아났다.

범행은 성공적이었지만, 같은 장소에서 잇따라 발생한 '알몸 절도'는 결국 경찰의 수사에 붙잡히고 말았다.

A 군은 경찰에서 "유흥비에 쓰려고 범행을 계획했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알몸으로 미용실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가족들이 비록 A 군이 잘못을 했지만, 신상이 드러나거나 지나친 관심으로 A 군이 상처를 받을까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2일 A 군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선민 기자 minibab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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