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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손해 볼 바에 개점휴업" 금성백조, 내년 주택사업 전면보류

부동산 건설사

[단독]"손해 볼 바에 개점휴업" 금성백조, 내년 주택사업 전면보류

등록 2022.12.15 15:54

수정 2023.01.31 11:10

장귀용

  기자

전국적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미분양 우려 때문풍부한 유동자산 통해 벤처캐피탈 등 신사업 투자에 집중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

아파트 브랜드 '예미지'를 공급하는 금성백조주택이 2023년 택지개발사업과 분양 등 신규 주택사업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미분양 우려가 커진데다 원자재와 인건비까지 상승하면서 사업을 하는 게 오히려 손해라고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금성백조주택은 당분간은 자회사 등 비(非) 건설 분야 관계회사를 통한 수익창출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성백조주택은 내년에 예정했던 분양일정을 모두 무기한 연기하고, 보유하고 있는 택지도 당분간 개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금성백조주택은 2022년 시공능력평가 46위의 중견건설사다. 대전과 충청도지역의 대표 건설사로 꼽힌다.

금성백조주택 관계자는 "2023년 주택관련 분양이나 택지개발 사업 계획이 없는 것이 맞다"면서 "주택경기 상황이 변화하면 전략을 변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시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금성백조주택이 주택사업을 보류한 것은 기업 자체가 어려워서는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성백조주택은 올해 초 기준 현금성 자산이 87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은 308%로 유동자산이 풍부하다.

그럼에도 금성백조주택이 주택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은 건설업 자체의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도 무시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21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4만1604가구 대비 약 13.5% 증가한 수치다. 지방의 택지개발을 위주로 주택을 공급하는 금성백조 입장에선 미분양을 감수하면서 사업을 벌일 이유가 없다.

원가율 상승도 주택사업을 꺼리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원래 주택사업은 플랜트나 토목에 비해 원가율이 높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택건설 원가율은 계속 증가세다. 주요 자재의 가격이 크게 뛴 데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류비도 올랐다.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도 늘었다.

실제로 시멘트 가격은 2021년 톤당 7만5000원에서 올해 9만3000원으로, 철근 유통가격은 2021년 3월 71만5000원에서 6월 109만7000원으로 급등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예 주택사업을 개점휴업 하겠다는 것은 보기 힘든 사례긴 하지만 금성백조주택 뿐 아니라 대부분 건설업체가 내년도에 주택사업 비중을 크게 줄일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특히 플랜트나 해외사업 등 다른 대안이 있는 대형건설사에 비해 다른 먹거리가 부족한 중견건설사에겐 더욱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금성백조주택은 주택사업을 벌이지 않는 대신 자회사와 관계회사를 통해 건설업이 아닌 분야에 집중할 전망이다. 사모펀드 등 자산운용업계에 대한 투자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고. 벤처기업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실제로 금성백조주택은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8.59%, 마스턴투자운용 지분 4.74%를 확보했다. 이외 창업투자회사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사물인터넷(IoT) 센서 기업 시큐웍스지분 ▲메타버스 기업 올림플래닛 ▲배터리 솔루션 기업 리베스트 ▲자율주행 로봇기업 트위니 등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금성백조주택은 벤처캐피탈(VC) 자회사인 라이징에스벤처스를 통한 벤처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라이징에스벤처스는 현재 운용자산(AUM)이 총 200억원이다. 여기에 매년 100억원 규모의 신규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면서 재원을 늘려갈 방침이다.

금성백조주택과 라이징에스벤처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성백조는) 카이스트,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에서 기술기반 창업을 하려는 창업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기반 지역인 대전에 위치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기술창업이 제일 활발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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