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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불산누출', 1934건 법위반 확인···안전관리 총체적 부실

삼성전자 '불산누출', 1934건 법위반 확인···안전관리 총체적 부실

등록 2013.03.03 15:38

수정 2013.03.03 15:52

이주현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불산 사고로 걱정 끼쳐드려 죄송" 대국민 사과문 발표

'불산가스 누출사고'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약 2000여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삼성전자 화성공장 ⓒ 연합뉴스삼성전자 화성공장 ⓒ 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의 산업안전관리 부실이 드러남에 따라 고용주를 형사입건하고 삼성전자에 2억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는 지난 1월28일 불산 공급설비 밸브교체작업 중 불산노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4일부터 25일까지 특별감독반 25명을 투입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특별감독한 결과 삼성전자의 1934건, 협력업체의 70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2004건에 달하는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고용부는 이 가운데 712건에 대해서는 사업주를 사법처리하고 143건에는 2억493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개선이 필요한 1904건은 시정조치를 병행하며 안전조치가 미비한 기계, 기구 등 101건은 바로 사용중지 조치했다.

특별감독 결과에 따르면 화성사업장은 6개 라인 중 4개 라인의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 등에 위험물질 중화기능이 있는 긴급 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사고 때 숨진 박모씨도 이곳에서 작업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CCSS는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위험물질이 누출되면 인명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독성물질을 안전하게 중화할 수 있는 배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일부 라인에서는 근로자를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보호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사고 위험성이 높은 가스공급실과 CCSS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에 맡기고 이들을 부실하게 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환경안전팀 직원 1명이 82개 협력업체를 관리하면서 실질적인 관리가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협력업체에 대한 감독도 실시해 근로자에게 보호구를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 1명을 사법처리하고, 25개 업체에서 적발한 69건의 위법 사항에 대해 2억166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숨진 박씨가 근무했던 STI서비스에서는 산재발생 미보고 등 4건의 위법사항을 적발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안전보건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음이 드러났다"며 "화성·기흥·온양의 삼성 반도체 전 공장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안전보건 진단을 받고 개선 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1934건의 법 위반사항 중 80%에 달하는 1527건에 대해서는 감독 기간에 조치를 완료했다"며 "나머지 지적사항도 빠른 시간안에 조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고용부의 발표에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지난 1월 28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산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3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권 부회장은 "소중한 생명이 희생돼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슬픔에 빠진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우선 사고를 막지 못한 반성의 뜻으로 녹색기업인증 신청을 철회하고, 빠른 시일 안에 환경안전 업무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며 "관계기관의 조사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개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가 지적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 1900여건 중 80%는 즉시 개선했다"며 "남은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 계획을 수립했으며, 최대한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이어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며 "삼성전자는 이번 사고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모든 사업장의 환경안전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으며, 앞으로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사업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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