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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독립경영 안착했지만,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조

산업 에너지·화학 지배구조 2023|KCC②

독립경영 안착했지만,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조

등록 2023.08.10 08:26

김다정

  기자

형제 분란 사전방지···정상명 명예회장 생전에 독립경영 안착깔끔한 승계와 달리 '지분' 교통정리 '미완'···계열분리 숙제형제간 지분교환 가능성···'맏형' 정몽진 회장 추가 자금 필요

독립경영 안착했지만,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조 기사의 사진

평화로운 KCC그룹에 재벌가(家) 승계의 단골 소재인 '형제의 난'은 없었다. 지난 2021년 故정주영 회장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현대그룹 창업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린 이후 2세대 독립경영 체제가 안착됐다.

KCC그룹은 정상영 명예회장 생전에 기업분할 등 승계 교통정리를 빠르게 진행한 덕에 일찌감치 정몽진·몽익·몽열 삼형제가 각각 KCC, KCC글라스, KCC건설을 이끌며 2세 승계 작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삼형제 지분 교통정리 4년째 '미완'
세 형제가 KCC 경영구조를 두고 정리를 끝낸 것은 2019년이다. 형제 간 분리경영의 신호탄을 쏜 지 4년이 흘렀으나,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지분' 교통정리는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삼형제가 모두 자신의 몫으로 분류된 회사의 지분 30%를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건자재와 실리콘 중심의 KCC는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이끌고 있다. 지분구조는 정몽진 회장이 19.58%를 보유한 가운데 둘째 정몽익과 셋째 정몽열이 각각 5.88%, 6.31%를 갖고 있다.

삼형제의 지분(31.77%)이 모두 모여야 안정적 지분율로 여겨지는 '30%' 선을 넘는 상황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특수관계 주식 보유 비중을 상호 3%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차남과 삼남이 가진 KCC 지분을 어떤 식으로든 3%대로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차남 정몽익 회장이 이끄는 KCC글라스의 지분구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앞서 KCC글라스가 자회사인 코리아오토글라스와 합병한 이후 잇따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정몽익 회장의 보유지분은 26.06%까지 늘어난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몽진 회장이 8.56%를, KCC가 3.58%, 정몽열 회장이 2.76%를 보유하고 있다.

KCC건설의 경우 형제들과 얽힌 지분이 없지만 정몽열 회장이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KCC를 제치고 최대 주주에 올라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는 KCC가 보유한 지분은 36.03%로, 정몽열 회장(29.99%)보다 높아 KCC를 통한 정몽진 회장의 지배력이 더 강한 구조다.

KCC글라스 주가 향방에 쏠린 눈···정몽진 '실탄' 마련 고심
재계에서는 KCC그룹이 형제 간 서로 얽혀있는 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완벽한 분리 경영을 위해 세 형제가 해소해야 하는 지분은 △정몽진 회장이 가진 KCC글라스 지분 8.56% △정몽익 회장이 보유한 KCC 지분 8.47% △정몽열 회장이 보유한 KCC, KCC글라스 지분은 각각 6.31%, 2.76%다.

정몽열 KCC건설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KCC와 KCC글라스 지분을 이용해 KCC건설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정몽열 회장의 경우 보유한 KCC계열사 지분 가치가 현재 KCC건설의 시가총액 1094억원을 웃도는 만큼 KCC와의 지분스왑(swap·교환)이나 매입 등의 방식으로 계열분리가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KCC건설과 달리 정몽진 회장의 KCC와 정몽익 회장의 KCC글라스의 계열분리는 조금 더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KCC건설과 달리 정몽진 회장의 KCC와 정몽익 회장의 KCC글라스의 계열분리는 조금 더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하지만 문제는 정몽진 회장의 KCC와 정몽익 회장의 KCC글라스다.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에 따른 주가 하락 방지나 오너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형제가 가진 지분을 가져오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두 사람이 보유한 지분가치가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정몽익 회장이 KCC 지분 2.58%를 처분하기도 해 형제간 계열분리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분 격차는 2배 이상이다.

현재 KCC의 시가총액은 1조9195억원으로, KCC글라스(6484억원)의 3배를 웃돈다. 이에 따른 정몽익 회장이 가진 KCC 지분 5.88%의 가치는 1129억원으로, 정몽진 회장이 보유한 KCC글라스 지분(8.56%)가치 555억원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 맞교환이 이뤄질 경우 정몽진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을 모두 정리할지라도 정몽익 회장은 여전히 KCC 지분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 결국 향후 KCC글라스의 주가에 계열분리의 향방이 달린 셈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KCC글라스 주가 부양 가능성이 요원한 가운데 정몽진 회장이 KCC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탄 마련도 필수적이다. 지분 스왑을 제외하고 정몽진 회장이 동생이 보유한 나머지 KCC지분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상속세 문제를 포함해 얼마나 이른 시일 내 자금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독립경영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증여 통한 '계열분리→3세 승계' 시나리오
또 다른 계열분리 시나리오로는 지분 증여도 거론된다. 아직은 이른 시기지만 향후 KCC 오너3세들이 작은 아버지의 지분을 승계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몽진 KCC 회장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장녀 정재림 씨는 회사에서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다. 정몽익 회장은 3남 2녀를, 정몽열 회장은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들 오너 3세는 아버지 세대와 마찬가지로 각 계열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데, 계열분리 시에는 굳이 들고 있을 필요가 없는 만큼 추후 이를 처분해 지분매입은 물론 재원 마련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몽열 KCC건설 회장의 자녀들이 KCC건설 주식을 계속 사들이면서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들 오너 3세는 지난해 10월 장내 매수를 통해 처음으로 KCC건설 주식을 취득한 이후 올해 4월까지 지속적으로 주식 매입에 나섰다.

향후 오너 3세들이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계열분리가 가시화되는 단계에서 승계 준비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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