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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사명이 창피하다"···아워홈, 돈 앞에 사라진 남매간 우애

유통·바이오 식음료

"사명이 창피하다"···아워홈, 돈 앞에 사라진 남매간 우애

등록 2023.03.29 13:15

유지웅

  기자

2015년부터 지속돼온 가족 분쟁경영권에서 배당금 문제로 전환 배당 안건 부결되면 경영 마저 타격

"사명이 창피하다"···아워홈, 돈 앞에 사라진 남매간 우애 기사의 사진

아워홈 '남매 갈등'이 3파전으로 번졌다. 경영권과 배당금을 둘러싼 분쟁이 8년간 이어지며 '아워홈'이란 사명이 무색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장녀 구미현씨는 지난 24일 아워홈 측에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 총액 456억원을 요구했다. 앞서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은 배당금 2966억원을 요구했고, 막내 구지은 부회장은 30억원을 상정한 상태다.

'캐스팅 보터'였던 구미현씨가 단독노선을 택하며 아워홈 측은 배당금 증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당금 결의를 위해선 출석 주주 과반 동의가 필요한데, 셋 중 어느 한 쪽도 과반이 되지 못한다. 배당 안건이 모두 부결되면 재무제표를 확정할 수 없고, 은행 대출 등에 차질이 생긴다. 아워홈은 배당금을 늘려서 구미현씨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워홈 남매 갈등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장자 승계' 원칙을 내세워 아워홈 대표이사에 오른 게 발단이었다. 구지은 부회장이 1남 3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오며 '후계자 1순위'로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삼성경제연구소 임원 등으로 아워홈 밖에서 일하다 이때부터 회사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구지은 부회장은 2016년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밀려났다. 2017년엔 서울중앙지법에 아워홈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하고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으나 구미현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무산됐다.

2019년 아워홈 정기주총에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한도 증액과 아들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구지은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씨가 반대했다. 이후 아워홈은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했고 이 때문에 법정 다툼까지 벌어졌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아들의 사내이사 선임에 성공하며 이사회를 장악했고 경영권 분쟁은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1년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됐다. 이번엔 구미현씨가 구지은 부회장 편에 섰다. 세 자매는 정기주총에서 그를 해임했고 이후 아워홈은 구지은 부회장 체제로 운영됐다.

지난 2022년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아워홈의 경영권 탈환을 시도했다. 구 전 부회장은 세 자매가 선임한 21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 48명에 대한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때 구미현씨는 구 전 부회장과 지분 동반 매각을 시도했으나 수포가 됐다. 법원이 구미현씨가 구명진·지은씨와 함께 작성한 협약서의 법적 효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협약서는 이사 선임과 배당 제안 등에서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에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워홈 지분 매각이 여의치 않자 대신 고액 배당을 요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명진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이 제시한 배당금액 사이 액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분은 구 전 부회장 38.56%, 구미현씨 19.28%다. 구 부회장과 그의 편에 선 구명진씨는 각각 20.67%, 19.6%를 보유하고 있어 합치면 40.27%다.

아워홈 내부에선 얼마만큼을 배당금으로 증액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액 규모에 대해 아워홈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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