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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美 보조금 9조원 받았다···파운드리 거점 확대(종합)

산업 전기·전자

삼성전자, 美 보조금 9조원 받았다···파운드리 거점 확대(종합)

등록 2024.04.15 20:29

수정 2024.04.16 07:40

김현호

  기자

美반도체 보조금 확정···인텔, TSMC에 이어 3번째 규모62조3천억원 추가 투자···파운드리·패키징 공장 들어설 듯우려 섞인 시각도···보조금 수령하면 초과이익 공유 등 요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반도체 보조금을 8조원 이상 수령 함과 동시에 현지에 6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다. 신규 투자로 삼성전자는 1나노(㎚·1나노=10억 분의 1m) 이상의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와 AI(인공지능) 시대의 필수재로 꼽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위한 생산시설 등을 새롭게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반도체 굴기에 동조하는 결정이다.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에 편중된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미국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8조 넘는 보조금 받자···투자액 2배 이상 확대


미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반도체 보조금 약 64억달러(약 8조8505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조금 지급 규모는 미국 인텔(약 11조8000억원)과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9조1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춰 기존 계획보다 2배가 넘는 약 450억달러(약 62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곳의 투자금액은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국이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하고 반도체 생산 기업이 현지 투자에 나서는 건 미국의 전략적 결정 탓이다. 중국과 경제·안보를 이유로 패권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첨단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이유로 반도체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지난 2022년 8월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527억달러 규모의 반도체법(CHIPS and Science Act)을 발효했다. 이는 보조금을 활용해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으로 이를 통해 미국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늘 삼성의 미국 내 투자 발표는 나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의제와 한미 동맹이 미국 모든 구석에 기회를 어떻게 창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본보기"라며 "이들 시설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반도체 가운데 일부를 생산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나노 넘어 1나노까지 美에서 생산할 듯


삼성전자는 이날 신규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연합뉴스는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하며 "이번 투자에는 2개의 첨단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비롯해 연구개발 및 패키징 시설이 세워질 것"이라며 "1개 생산 시설은 축구장 11개 규모이며 이 같은 시설이 두 개나 건설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단연 파운드리다. 현재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파운드리 시설은 텍사스 오스틴 팹이지만 이곳 기술력은 65나노에서 14나노 수준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서 1나노 칩까지 생산하겠다고 밝힌 만큼 신규 공장에는 1나노 수준의 반도체가 양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칩 양산에 성공했고 2025년에는 2나노를, 2027년에는 1.4나노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건설 중인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는 2026년부터 4나노 및 2나노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美 보조금 9조원 받았다···파운드리 거점 확대(종합) 기사의 사진

울며 겨자 먹기?···美투자 이면엔 미국 통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확대와 관련해선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이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대해 우려대상국 내 설비확장을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정한 우려대상국에는 중국도 포함돼 있어 중국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미국 정부의 가드레일에 따르면 보조금을 수령한 기업은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이상, 28나노 이전 세대의 범용 반도체는 10% 이상을 우려대상국 내에서 확장할 수 없다. 이를 어긴 기업은 보조금을 반환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중국 시안에서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데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시안 팹 생산능력을 마음대로 확장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또 보조금 지급 기준에는 여러 '독소조항'도 포함돼 있다. 보조금 심사 기준은 ▲경제 및 국가 안보 ▲상업적 타당성 ▲재무건전성 등 크게 6가지로 나뉘어 있으며 보조금을 받으려면 ▲군사협조 ▲초과이익 공유 ▲기밀제공 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삼성전자로선 고객사 등 기밀 사항이 포함된 회계장부와 반도체 제조 기술력을 미국에 제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미국은 땅값이 비싸고 건설비와 인건비 부담도 높아 제조 기업에는 현지 생산 시설 확충이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주는 지난 2022년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반도체를 제조하려면 대만보다 비용이 50%가 더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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