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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게임체인저로 부상한 '12단 HBM'···삼성·SK 자존심 싸움 점화

산업 전기·전자

게임체인저로 부상한 '12단 HBM'···삼성·SK 자존심 싸움 점화

등록 2024.05.08 06:00

수정 2024.05.13 09:05

차재서

  기자

삼성, HBM 전담팀 출범···엔비디아 납품에 사활 SK하이닉스도 "12단 제품 3분기 중 양산" 선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높이의 싸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12단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최초 개발한 삼성전자가 납품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인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양산 계획을 앞당김으로써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면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HBM 전담팀을 꾸려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으나, 이 조직은 거래 기업의 요청에 맞춰 'HBM3E 12단'의 품질과 수율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임무를 띤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수요에 부응하고자 지난달 'HBM3E 8단' 양산에 돌입했고 상반기 안에 '12단 제품' 대량생산도 시작할 계획이다. AI 칩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두 제품을 모두 점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의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상 엔비디아를 공략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SK하이닉스도 'HMB3E 12단' 양산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곽노정 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공급 예정이던 HBM3E 12단의 양산을 오는 3분기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당시만 해도 SK하이닉스는 "시장이 원하는 제품은 8단이고, 12단은 요청 일정에 맞춰 3분기 중 개발을 마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HBM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자 엔비디아 협력사로서 여유와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2단 HBM을 공개한 이후 시장의 관심이 신제품으로 옮겨가자 이 회사도 지체 없이 그 흐름에 올라탄 것으로 풀이된다.

HBM3E 12단은 D램을 12층까지 쌓은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실리콘 관통 전극(TSV)와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Advanced TC NCF) 기술을 활용해 HBM을 설계했다. 무엇보다 D램을 12단 적층하면서도 기존 8단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제품을 구현한 게 눈길을 끌었다.

성능도 우수하다. 이 제품은 초당 최대 1280GB(기가바이트)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갖췄으며, 1024개의 입출력 통로에서 초당 최대 10Gb(기가비트)의 속도를 지원한다.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40여 편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빠르기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단 HBM에 집중하는 것은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AI 트렌드와 무관치 않다. 서비스 고도화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칩셋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제품 개발에 성공한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양산을 시작하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엔비디아가 하반기 차세대 AI 가속기 B200, GB200의 출시를 앞둔 것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움직이게 만드는 대목이다. 기존 H100보다 성능을 30배 끌어올린 제품인데, 업계에선 높은 확률로 이들 기업의 HBM 12단 제품이 채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수율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진 못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두 회사의 HBM 제조 방식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D램 사이에 비전도성 필름을 넣은 뒤 열로 압착하는 'TC NCF'를 활용한다면, SK하이닉스는 액체 접착제를 D램 사이에 넣어 열로 굳히는 'MR-MUF(매스리플로우 몰디드언더필)' 기술로 HBM을 만든다.

다만 각 공법은 약점을 지니고 있다. 'TC NCF'는 고온과 압력을 가하다보니 제품에 금이 가고, 'MR-MUF'는 칩의 휘어짐이나 깨짐 현상으로 조립 난이도가 높아지고 열저항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목된다.

따라서 남은 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숙제를 얼마나 풀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5년엔 반도체 시장에서 HBM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진단했다. 동시에 니즈가 HBM3E로 옮겨가고 12단 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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